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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6일
심야토론 보다가
이명박씨를 (당당히) 찍겠다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감히 두 개의 질문을 드리고 싶다. 백번 천번 양보해서 이명박씨가 뛰어난 경영자였고 나아가 한국의 경제 - 엄밀히 말하면 가시적 경제 지표 - 에 기여할 인물이라고 전제하겠다. 전제마저 합의되지 않는다면 이명박의 대권 도전 의의를 찾을 방도가 도무지 없기 때문이다. 첫 번째 질문은 과연 대통령의 자질로서 다른 무엇을 다 제껴두고 '경제'만 챙기면 장땡이냐는 것이다. 문화나 복지를 비롯한 국가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더라도 정말 경제만 살려놓으면, 이미 삼시 세끼 쌀밥 먹는 사람들의 밥그릇 밑에 계란후라이 하나 더 깔아주면, 그러면 정말 '대통령감'이냐는 거다. 위의 질문에 "그렇소"라고 답하는 이들이 이명박씨를 찍겠다는 것을 막을 명분도 의지도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과 그에 대응하는 이명박씨의 태도 및 해명은 그의 지지자들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하도록 만들었다. 과연 이명박씨가 이러한 부정과 의혹과 루머를 덮어버릴 수 있을만큼, 윤리와 청렴을 운운하던 이들에게도 약간의 인정을 받아낼 수 있을만큼, 경제적 '유능함'을 발휘할 수 있는지다. 만약 이명박씨가 대통령으로서 뚜렷한 경제 성장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추후의 국민적 상실감은 어떻게 보상받을까. 만약 위의 두 질문에 충분히 생각하고 그래도 이명박씨를 지지하겠노라 답한다면 당당하게 투표하길 바란다. 나는 아마 그날 저녁의 결과와 무관하게 당신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오해말기를, 그때의 박수는 단지 조롱이나 비난이 아닌 진심의 발로일테니. 한편 착잡한 마음 역시 감추긴 어렵다. 어쨌거나 그는 샐러리맨의 우상이었다. 드라마 같은 성공 스토리를 접하며 가슴이 뛴 월급쟁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렇기에 속속 밝혀지는 그의 허물 역시 어쩔 수 없었겠지라 생각하며 이해하고 싶었다. 어쩌면 그는 <하얀거탑>의 장준혁(김명민 역)처럼 불의를 행해도 서민의 미움을 사지 않고 심리적 동조를 얻는 인물일지도 모른다. 마냑 샐러리맨의 롤 모델인 이명박씨가 알고 보면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범법자에 불과하다면 밝은 미래를 기약하며 오늘도 역시 땀방울을 흘리는 서민들의 가슴에도 생채기가 날 것이다. 단지 유력 대권주자에 대한 신뢰감 상실에 그치는 것이 아닌 보통 사람이 정도만을 걸어 성공하기란 정녕 불가능한 것이냐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질까봐 두렵다. 따라서 나는 기원한다. 부디 이명박씨가 죄를 저지르지 않았길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