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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01일
지난 목요일 밤에 스폰지하우스에서 <똥파리>를 보았다. 소문대로 '울컥'하게 하는 영화였다. 불행의 악순환을 어떻게 끊어야 할 지 알 수 없는, 일상의 시름을 잊는다는 핑계로 술 마시고 폭력을 행사하며, 비참한 삶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는 인물들은 관객에게 동정의 여지도 냉소의 여지도 안겨주질 않는다. 주인공 상현이 아버지를 사정없이 구타할 때, 연희가 아버지의 살해 시도를 피하고자 방문을 걸어 잠그고 오열할 때, 이 얽힌 실타래를 처음으로 돌이키겠다는 꿈은 일종의 사치가 된다. 정상적인 삶, 인사동을 구경하고 거리에서 악세서리를 사고 소박한 외식을 하는 그런 것들과 어울리지 않는 그들은, 나름대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지만 그 발걸음을 가로 막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들이 저질렀던 행적의 반복이다. 상투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현과 연희가 흐느낄 때 이 영화를 또 인물을 그저 객관적으로 관망하며 평가하기란 매우 어렵다. 근래에 보기 드문 정서적 울림을 가진 영화이며, 신파의 힘은 세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영화가 끝나고 가슴이 먹먹하여 조금 걷다 보니 어느덧 서울역이었다. 밤 12시가 가까운 시간에도 환하게 불이 밝혀진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위치한 곳이었다. 대형 스크린에서 그분을 추모하는 영상이 상영되었다. 시민들은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화면만 지켜보았다. 촛불을 든 이도, 주저 앉아서 보는 이도,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다. 그곳을 관할하는 전경들 역시 그들 옆에서 그저 영상을 바라 보았다. 삼십분 정도를 보다가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샀다. 택시를 타기 싫어 부러 버스를 탔는데, 맥주를 들고 있는 승객은 나만이 아니었다. 맥주를 홀짝 거리며 집에 가는데 그 누구도 주정을 하지 않았다. 버스 기사도 아무 말 하지 않고 그저 운전만을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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